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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CTS
작성일시 : 2007-01-23
조회 :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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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돼지해 열풍'
2007년 새해를 잘 시작하고 계십니까? 신년 인사를 나누기가 무섭게 어느 덧 정월(正月)의 중순(中旬)이 되었습니다. 올해를 가리켜 사람들은 정해년(丁亥年) 돼지해, 그것도 ‘황금돼지해’라고 일컫고 있습니다. 신불신간에 집집마다 누런 칠을 한 황금돼지가 거실장 위에 버젖이 자리 잡고 있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의 초기화면에도 황금돼지가 떠 있습니다. 없어서 못 판다는 황금돼지는 어릴 적부터 저축 습관을 기르기 위해 하나쯤 가지고 있던 돼지 저금통과는 전혀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지금 이 나라는 부동산 열풍에다가 과외 열풍, 파업 열풍 등으로 온통 나라가 지역 간,세대 간, 노사 간에 멍들고 상처 나서 성한 곳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이 와 중에 복 돼지, 황금돼지까지 가세해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지난 해 12월에 갓난아이를 출산한 산모(産母)가 아이의 출산일을 올해 2월로 해달라고 조르는 지경이 되어서 병원마다 골머리를 앓고, 산후조리원은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있는 아이가 부지기수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지난해에 태어난 아이가 미리 태어난 것이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엄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나와야 할 형편입니다. 거듭나야 할 것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겠지요. 이 모든 것이 6백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에 태어나면 재물운을 타고 난다고 하는 속설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은 사주팔자 동양철학의 도교에서나 하는 말인데, 2~3년 전에 중국에서 떠돌던 말이 지난 해 우리나라로 건너왔는데, 역술전문가들조차도 올해를 황금돼지해라고 하는 데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황금돼지 열풍으로 가는 데는 정치인은 물론이고, 역술인들과 종교인들 그리고 넓게는 기성세대에게도 일말(一抹)의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정치인과 역술인의 책임시비는 부연해서 논할 여지가 없겠고, 종교인들 역시 언제부터인가 진리를 전하기보다는 복을 파는 사람들로 전락해 버린 과오를 자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자들의 귀에 들어야 할 것을 들려주기보다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들려주려했던 어리석음과 직무유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의 이 세태가 이 시대의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대선의 해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되었다고 보는 견해와 함께 종교의 지도자들이 바르게 살고, 바로 가르치지 못한 결과요 얄팍한 상술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요 부모들 역시 자녀들의 인성이나 공동체성보다는 일등과 성공신화로 몰아가는 현실이 황금돼지해 열풍에 반영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만약에 기독교인이면서도 항간의 뉴스와 같이 신년이 되면 운세를 보기위해 점(占)집을 찾거나, 역술인들조차 믿지 않는 ‘황금돼지해’ 열풍에 휘말려서 올해 2월 이후 정해년(丁亥年) 돼지띠 신생아를 만들려 결혼러시를 이룬다면 새천년의 밀레니엄 베이비가 초등학교 교실부족사태를 가져왔듯이, 정해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8년 후에 똑 같은 상황을 야기할 것이고, 이것은 저출산보다 더 큰 사회적 해이(解弛)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경 로마서 12장 3절에는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자녀들을 돼지띠가 아니라 사람띠를 가진 건전한 정신과 인격의 자녀로 기르는 것이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문화시민이자 신앙을 가진 성도로서 가져야 할 마땅한 자긍심과 태도가 아니겠습니까! 올해를 황금돼지해가 아닌 정금보다 귀한 돈독한 믿음을 가지는 해로 만들어가는 지혜로운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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