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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CTS
작성일시 : 2012-02-28
조회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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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주 외국인 140만명 시대를 맞으면서 대한민국은 더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문화적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우리사회의 주변인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주 외국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이들을 위해 묵묵히 이어지고 있는 도움의 손길을 최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장계운(49세) / 중국 길림성 한국에 와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이 가장 힘들었고, 이번처럼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몰라서 당황스러웠어요. 기자: 한국 생활 9년차를 맞고 있는 장계운 씨, 작년 5월 집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동네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와 언어소통이 잘 되지 않아 상태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졌습니다. 장계운(49세) / 중국 길림성 동네 병원 의사에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그 의사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천천히 기다려보라고만 얘기했어요. 나중에 큰 병원에 가서 검사 해보니 한 달 안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날로 고민이 늘어가던 중 친구의 소개로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를 찾게 된 장계운씨는 전문상담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치료절차를 밟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4년 전 동시통역가를 꿈꾸며 친구들과 함께 한국으로 유학 온 왕건씨는 학비 조달을 위해 공장에서 일하면서 불행이 시작됐습니다. 프레스 기계 장비의 오작동으로 손이 빨려들어가 오른 손에 큰 부상을 입은 겁니다. 산재처리를 해 줄테니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에 그는 기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자신이 술을 먹은 채 작업하다 다친 것으로 진술했지만 결국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왕건(25세) / 중국 산동 (법률 상담 후) 회장님이 저한테 전화했어요. 천오백만원 받고 그냥 끝내자고요. 제가 천오백만원으로는 (치료비가) 모자라서 조금 더 주면 안 되는지 물어봤는데 안 된대요. 그래서 지금 (법정에서) 싸우고 있어요. 왕건씨는 다행히 5개월 전 한 중국인교회 집사님의 도움으로 숙식을 해결하며 법률상담을 받고, 인사소송까지 가능하게 돼 조금씩 희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이주 외국인들의 고충 처리를 돕고 있는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는 지난 2009년 한 법률회사와 인권보호를 위한 법률구조활동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이주민들에게 필요한 전문상담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원경 팀장 /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 상담팀 일상생활과 관련된 안내에 그치지 않고 전문분야에 대한 상담으로 확대된 이주 외국인 지원이 남 모르게 흘리던 이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습니다. 왕건(25세) / 중국 산동 어머니 아버지 한국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고맙습니다. ------------------------------------------------------------------- 앵커) 법률적 지원이 이주 외국인들에게 정말 큰 힘이 돼주는 것 같은데요. 취재 기자와 함께 이들을 위한 지원방향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최기영 기자, 실제로 한국생활 가운데 이주민들이 어떤 점을 힘들어하고 있나요? 기자) 말씀드린 것처럼 늘어나는 이주 외국인들의 수만큼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 건수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를 통해 최근 5년 간 이뤄진 상담자료를 살펴보면 베트남 권 이주민들의 상담 건수가 2007년 이후 급속히 증가해 2010년에는 2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뒤를 이어 몽골과 태국 권 이주민들도 꾸준히 많은 상담을 요청해 왔고, 최근들어서는 우즈베키스탄과 스리랑카 권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상담 내용도 초기에는 각종 생활안내가 주를 이뤘었지만 외국인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사업장 변경 등 경제활동에 대한 상담이 다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특히 2010년 들어서는 출입국 상담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원인이 담당 직원들도 혼란스러워 하는 복잡한 출입국관리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올 해가 방문취업제 5년 만기를 채우는 해 이기 때문에 관련 문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앵커) 외국인들로서는 정말 난감할 것 같은데요. 법률 분야 말고도 지원이 필요한 분야가 많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출입국은 물론 폭행과 사기 등 각종 소송 절차에 대한 도움이 필요해짐에 따라 상담도 다양하고,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요. 실제로 지원센터에서도 요일별로 변호사와 경찰, 복지사, 노무사가 직접 전문 상담을 진행하면서 이주민들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에 경제적으로나 심리적 부담을 가지고 있던 이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창완 변호사 / 법무법인 태평양 앵커) 이렇게 전문가들에게 직접 상담을 받게 되면 2차, 3차 피해를 막을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전문가를 직접 만나서 상담 받는 방법 외에도 방송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모든 사람들이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그 현장에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 다양한 직군의 회사들이 밀집된 강남의 한 복판. 한 법률 전문회사의 로비에 들어서자 큐시트와 대본을 점검하며 진지하게 녹화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오늘 녹화 내용은 외국인 근로자 사망사고의 주요인인 교통사고, 이주민 방송국이 이주 외국인들을 위한 상황별 대응 방법을 알기 쉽게 제작하는 현장입니다. 장종성 PD / 이주민방송국 지난 1월부터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외국 이주민들이 자주 요청하는 상담 내용들을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변호사와 MC 모두 재능을 기부해 이주민들을 돕고 있습니다. 입사 초기에 난민소송을 맡아 승소를 이끌어내면서 당사자가 어려움을 딛고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모습을 지켜 본 노지성 변호사는 이후 사내 공익활동위원회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노지성 변호사 / 법무법인 태평양 현재 한국어로만 방송이 제작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 베트남과 스리랑카 등 다양한 언어로 제작돼 더 많은 이주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장종성 PD / 이주민방송국 ------------------------------------------------------------------- 앵커) 이주 외국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재능기부로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까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데요. 앞으로 이주 외국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는 점, 외국인을 국외자 혹은 외부인으로 보지 않고, 한국인과 동일하게 대우해 줄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해 보입니다. 또, 외국인들을 위한 전문분야 통역서비스도 반드시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창완 변호사 / 법무법인 태평양 기자) 최근들어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통해서 이주 외국인들이 우리 시대의 동반자로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대한민국 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것들부터 나눌 수 있는 마음이 더 많이 모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앵커) 최기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